분류 전체보기79 팔복2-슬퍼하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 슬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마태복음 5:4. 공동번역서) 저번 주에 팔복의 첫 번째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에 대하여서 알아봤습니다. 잠깐 요약하자면, 가난한 자는 물적으로 경제적으로 가난한 자라고 말하기보다, 죄의 부채를 감당할 수 없이 파산당한 자처럼 주님에게만 기댈 수밖에 없는 내면의 가난이라 전하였습니다. 자신에게 죄의 부채를 탕감할 수 있는 이는 하느님밖에 없다고 인정하여 주님의 산 앞에 앉은 자에게만 그 천국이 임하고, 그 천국은 다가올 미래뿐 아니라 현재에서도 주어지는 것이라 말씀드렸던 것을 기억합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행복하여라!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행복은 세상의 행복과는 조금 다릅니다. 세상 사람들은 많이 가지고, 부를.. 2020. 8. 21. 윤동주 다시 읽기 (새가정사 문화 쌀롱 9월 원고) 9월, 무더운 여름을 담담히 지나고, 가을의 초입에 들어섰다.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라고 다짐하는 시인처럼 가을에는 더욱 깊어져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으로 깊어질 수 있을까?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이것은 문학을 통해서도 가능한 일이다. 그 중에서도 시(詩)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서 그 짧은 자간과 행간 사이에서도 우리에게 많은 감명을 준다. 물론 어렵고 낯선 것이 시문학이지만, 이번 ‘문화 쌀롱’에서는 보다 낯익고 친숙한 ‘윤동주’와 그의 작품세계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 윤동주의 시는 누구나 다 한번쯤은 접해 보았으리라 생각이 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다 아는 시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삶에 자리에 따라 시의 메시지가 변하기 마련이라는 점이다. 나의 경우, 좋.. 2020. 8. 21. 울어도 괜찮아요 복지관에 한번 씩 오는 날이면 어르신들을 상담해 드리는 게 내 일이다. 살아온 이야기들을 듣는 게 재미있고 유쾌하기도 하지만 때로 이야기를 듣다보면 공통된 화두가 있다. 그것은 외로움과 고독 인생이 허망하다고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다고 그렇게 자식들에게도 못하는 이야기를 배우자에게도 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아무에게도 못하는 이야기들을 쏟고 가면 어깨가 전보다 더 외소해지신다. 그래도 속은 시원한단다. 나보다는 크리넥스가 작은 위로라 말없이 한 두어장 건네어 드리고 다음에도 이야기 하고 싶으면 언제든 오시라 말씀드린다. 다독여 드리고 다음 일정을 보니 파릇한 20대 실습생에게 강의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강의실에서 기자재를 준비하는 동안 다짜고짜 "우리 선생님들 핸드폰에 어플 하나 깔아보세요" "'페이스 어.. 2020. 8. 21. 염상섭의 「만세전」 * ‘영웅담'보다는 나은 결말 - 염상섭 「만세전」을 읽고 1. 줄거리 요약 조선에 ‘3.1 만세’가 일어나던 전해 겨울, 동경 W대학 문과에 재학중인 ‘나’ (이인화)는 기말시험 중도에 아내가 위독하다는 급전을 받고 급작스레 귀국하게 된다. 경역에서는 여급 정자와 이별을 하고 고베에서는 을라 라는 여자 친구를 방문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 다음 날 부산으로 가는 배를 타게 되면서부터 검색을 당하고 감시를 받게 된다. 이러한 수모를 겪으면서 대사회적인 의식이 싹트기 시작한다. 스물 두셋의 책상도련님인 이인화는 탁상공론이 아닌 실인생·실사회의 이면에 눈을 뜨게 되는 것이다. 이인화는 부산의 거리 구경을 나섰다가 식민지 도시의 일제에 의한 경제적 침탈, 조선인의 몰락과 이주를 목격한다. 이러한 상황은 김천의.. 2020. 8. 20. 황인찬의 「구관조 씻기기」 * 황인찬_구관조 씻기기 무엇을 첨가하지 않고 음식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면 맛집 프로그램은 없어도 되지. 음식을 표현하는 미사여구는 사족이 되니까. 황인찬 시인은 시어의 의미를 찾고 첨가하는 기존의 방식들과는 달리 단지 거리를 두고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여백을 주고 있다 구식의 관조를 씻어내고 있는 것이다 시어들을 새롭게 하는 물에 대한 시인의 태도를 보면 갓 스물의 청년의 것이 아닌 나이가 지긋한 노인 양반의 원숙미가 흐르고 있다 말하자면 이 시집은 수염이 긴 동안의 노자가 슴슴한 냉면을 차려온 기분이랄까. 슴슴한 건 질리지도 않는다 2020. 8. 20. 유치환의 '초상집' 감상 초상집 / 유치환 기척 없이 짙어오는 푸른 저녁의 푸른 어둠이 옷자락에 묻는 호젓한 골목길, 이따금 지나치는 이도 없는 그 돌다리목 한 오막사리 문전에 상중이라 등 하나 내걸려 밝혀있고 상제도 곡성도 문상도 없는 가엾은 초상집 늙은 홀어미에 소박더기 딸, 그리고 그의 철부지 딸, 셋이 서로 쳐다만 보고 불꺼진 듯이 살다 그 젊은 소박더기가 그만 죽은 것이다. 아까사 언짢아하는 한 이웃 영감이 등 하나 들고와 문전에 밝혀주고 가고, 단간방 한 옆으로 아무렇게나 눕혀둔 그 지지리도 못났던 목숨의 숨 끊어진 딸년을 두고, 그 또한 딸년 못잖은 기박으로 오직 쇠꼬치같이 모질음만으로 살아온 늙은 어미는 이내 몹쓸년! 몹쓸년을 뇌이고 있고, 이미 뱃속에서부터 생겨선 안 될 것이 생겨서 어느 뉘게서도 한번이고 따뜻이.. 2020. 8. 20. 이전 1 ··· 7 8 9 10 11 12 13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