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量(헤아릴 량)
noobim
2019. 10. 15. 20:22
量(헤아릴 량)
이 세상의 헤아림은 모두 슬퍼요
헤아린다는 것 내가 당신이 된다는 것
당신의 슬픔이 오롯이 내 것이 된다 는 것
그 깊은 바다에 빠져 당신의 짠물을 마시는 것
그것은 불현듯 아파요
목련이 질 때를 생각해봐요
지는 목련 같은 당신의 눈물을 헤아려봐요
뚝뚝 떨어지는 걸 보고는
아무런 생각 없이 살다가
봄이 지나고 세월이 지나
그 목련 꽃이 사라지고 나서야
바람 드나드는 곳을 보고는
홀로 울컥거려지는
그것이 헤아림이지요
여우도 그 꽃을 보고
목이 긴 장 닭 곁에 서성거리다가
다시 산으로 터벅터벅 돌아갔답니다
나도 당신을 헤아려 봅니다
함부로 살 수 없는 오늘
불현듯 슬프고 아프니
머리 우에는 바람이 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