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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소개

이제니,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by noobim 2021. 8. 13.

* 뜻 없는 단어들이 만드는 또 다른 세계 - 이제니,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시평

 

  나에게 있어서 시를 읽는다는 것은 의미를 사냥한다는 이야기와 같다. 하지만 이제니의 시집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는 그렇지 않았다. 그녀의 시집에서는 의미를 찾아 나서는 고지식한 독자의 사냥을 가로막고 서서 큰 낭패를 맛보게 한다. 처음에 이 시집을 그렇게 읽었다가 큰 수렁을 만났다. ‘이게 왜 어째서 시일까?’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단어와 단어 사이 그리고 낱말과 낱말 사이 뜻 없는 것들이 의미보다 퍼져나가는 어떠한 ‘세계’을 만들고 있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 세계는 정형화된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시인만이 단어들로 인해 힘이 생기고 표면장력처럼 무한대의 내면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단어들로 독특한 세계를 만들 수 있는 시인만의 글쓰기 방법에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나타나는 이제니 시인의 시들의 특징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1. 그녀가 경계하는 것들

 

그녀는 상투적인 시어와 안이하고 쉽게 써지는 문장들, 시를 통해서 어떤 깨달음의 말을 늘어 놓으려는 태도를 경계한다. 그저 시라는 무엇으로, 그것 그대로, 아무런 설명 없이, 아름답고 온전하게 존재하는 그 무엇을 쓰려고 하고 있으며 잠언의 형식을 회피하며 무엇인가를 지시하지 않으면서 무엇인가를 지시할 수 있는 내면의 글쓰기를 희망한다고 말한다.

위의 인용된 시에서도 ‘흑과 백’, ‘잿빛’, ‘죽음’ 등의 시어와 같이 작가는 유독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사유가 드러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시인은 시를 통해 독자에게 직접 교훈을 주려고 애쓰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세상의 모든 시인들이 두 부류로 구분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는 시의 언어를 통해 내가 아닌 독자에게 말을 건네는 작가이고 또 하나는 시의 언어로 남이 아닌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말을 거는 작가이다. 시집을 살펴보면 그녀는 후자에 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그저 담담하게 자신이 해왔던 생각들을 읊조리듯 시로 구현하고 있다.

그녀는 또한 어떠한 특별한 의도나 전략을 가지고 써 내려가는 것은 아니며 시라는 것은 전략적인 글쓰기에 도달되는 것이 불가하다고 단언한다. 또한 그녀는 의미가 조금은 훼손되더라도 어떤 말의 에너지, 언어의 음성적인 결이 적확하게 드러나기를 바라며 이 시집을 통해 자신만의 글쓰기 기법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것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2. 언어유희

 

그녀의 작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큰 특징은 그녀만의 문체로 꾸며진 ‘언어유희’이다. 이제니의 시 대부분은 동일한 문장 구조가 계속 반복되는 한편 등장하는 낱말의 수도 다양하지 않고 한정적이다. 다른 시들 같이 변주되는 부분도 드물어 시가 재미있는 편은 아니지만 그렇게 켜켜이 쌓아 올라가는 단어들을 보고 있으면 끊임없이 새로운 의미가 태어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검은 개는 검은 개

검은 개는 검은 개

검은 개가 있다. 검은 개가 검게 있다. 검은 개는 검은 얼굴로. 검은 개는 검은 입김을 내뿜는다. 검은 개는 검은 구멍. 검은 개는 검은 얼룩. 검은 개가 달릴 때 검은 개는 흔들리고. 검은 개가 건너뛸 때 검은 개는 사라진다. 검은 구멍 너머로 얼굴 하나가 보이고. 건너뛴 자리에는 지나간 것들이 있다.

- 「검은 개」 부분

 

기린이 그린 그림은 기린이 그린 그림
구름이 그린 기린은 구름이 그린 기린

그림 속의 기른은 구름이 될 수 있다
그림 속의 구름은 기린이 될 수 있다

「기린이 그린」 부분

 

  위 두 시에서 알 수 있듯이, 문장 구조만 떼어놓고 본다면 몇 가지의 문장 구조가 계속 연속되기 때문에 자칫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다. 단어 또한 마찬가지다. ‘검은’, ‘개’, ‘구멍’, ‘얼룩’과 ‘기린’, ‘그린’, ‘그림’, ‘구름’ 등과 같이 이 몇 가지의 극히 한정된 단어들이 이 시의 전부를 이룬다. 하지만 그녀의 작품을 읽을 때는 어떤 의미나 내포된 것들을 찾기보다 시인의 반복되는 문체를 따라 나지막한 목소리로 읊조리듯 시를 따라가야 한다. 그렇게 다시 한번 읽어보면 마치 비누를 문지르면 계속해서 피어나는 비누 거품과 같이 부풀어 오르는 시어들을 만날 수 있다. 그것들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시인이 고른 몇 가지의 낱말들이 반복되는 문장 구조와 만나 리듬을 만들고, 그 리듬을 통해 시 속 주체의 행동들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즉 거품처럼 끊임없이, 끊임없이 새로운 동작과 의미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처럼 단 하나의 형태소도 허투루 쓰지 않으며 단조로운 문장에서도 새로운 의미가 계속 일어나는 것이 이제니 시인의 가장 큰 문체론적 특징이라 볼 수 있다.

 

3. 내면으로 향하는 시의 방향성

 

나무는 숲으로 이르고 숲은 바람으로 이른 아침 여위어가는 얼굴로 바람이 말한다 사물들을 가만히 두어라 아무것도 움직이지 말아라 그저 가만히 놓아두어라 이미 그러하다 이미 그러했다 말라가는 가지들처럼 마른 바람이 불러온다

-「나무의 나무」 부분

 

  이제니의 시에는 ‘달’, ‘개’, ‘계절’, ‘바람’, ‘구름’ 그리고 ‘나무’ 등의 ‘자연물’이 시어로 자주 등장한다. 이를 통해 자연물의 구체적 대상을 비추어내기보다는 어떤 사물들의 이름, 사물을 가리키는 낱말들을 통해 그 사물의 내부로 들어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를테면, 여타 다른 시들은 어떠한 사물의 외부적 형태를 묘사하는데 집중하는데 그녀의 시는 그렇지 않다. 이는 자신이 속한 거제도라는 환경적인 요인도 큰 몫을 했으리라 생각해본다. 그래서 그것을 자신의 방식으로 말하고 노래하고 있으며 이러한 무의식적 경험들이 감각적인 시의 모습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아가 이제니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인이며, 그녀는 그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대답을 자신만의 언어로 잔잔하게 풀어 놓고 있다. 그녀는 죽음, 슬픔, 사라짐, 고독 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다루고 있는데, 이를 표현하는 언어는 아름답지만 결국엔 쓸쓸한 느낌을 주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이제니의 시들이 음절과 음절 사이에서 공간을 만들어 내는데 이것은 무엇인가 퍼져가는 느낌이 아닌 더욱 깊은 내면의 방향성을 지닌다는 점이다.

 

매일 매일 슬픈 것을 본다. 매일 매일 얼굴을 씻는다 모르는 사이 피어나는 꽃, 나는 꽃을 모르고 꽃도 나를 모르겠지. 우리는 우리만의 입술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우리만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 모르는 사이 지는 꽃. 꽃들은 자꾸만 바닥으로 떨어졌다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그 거리에서 너는 희미하게 서 있었다. 감정이 있는 무언가가 될 때까지. 굳건함이란 움직이지 않느다는 말인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은 오래오래 믿는다는 뜻인가. 꽃이 있떤 자리에는 무성한 녹색의 잎. 잊는다는 것은 잃는다는 것인가. 잃는다는 것은 원래 자리로 되돌려준다는 것인가. 흙으로 돌아가듯 잿빛에 기대어 섰을 때 사물은 제 목소리를 내듯 흑백을 뒤집어썼다. 내가 죽으면 사물도 죽는다. 내가 끝나면 사물도 끝난다. 다시 멀어지는 것은 꽃인가 나인가. 다시 다가오는 것은 나인가 바람인가. 사람을 믿지 못한다는 것은 자신을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거짓말하는 사람은 꽃을 숨기고 있는 사람이다. 이제 우리는 영영 아프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영영 슬프게 되었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전문

 

  부산에서 태어나 유년기 때부터 거제에서 생활하면서 익숙하지만 낯설기도 한 섬마을의 풍광을 오랫동안 바라봤고, 몇 년간 사물에 대해 적어 내려가며 그녀가 새삼 깨달은 것은 ‘나는 내가 바라보는 대상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사물의 본래 모습을 찾고자 노력했고, 시인은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과 고민을 끊임없이 시를 통해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4. 연작시 「나선의 감각」

 

  이 시집에서는 그녀의 연작시인 「나선의 감각」 이 실려 있다. 이는 ‘검은 양이 있다’, ‘햇빛에서 잿빛까지’, ‘물의 호흡을 향해’, ‘빛이 이동한다’, ‘목소리의 여행’, ‘공작의 빛’, ‘역양’, ‘음’으로 총 여덟 편이 구성되어 있고, 연작시이니만큼 단순 소설처럼 하나의 이야기를 이룬다.

  이제니는 아름답다고 생각한 마음 속 세계에서 울적한 얼굴의 검은 양을 발견하게 되는 것으로 시를 시작한다. 이후 자신의 우울과 슬픔을 알게 되었고, 눈물을 흘리고 이름을 기록하면서 깊어가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어둠 속에서 버틴다. 그러던 중, 내면에 있는 숨소리가 담긴 울음소리를 듣게 되고, 이는 물의 호흡이 된다. 이어 침묵 속에서 자신이 쓴 것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우리가 쓴 것들 위로 빛이 이동하며 목소리의 여행을 바라본다. 마음 속의 수 많은 목소리가 서로 얽히고 진동하고 사라지는 모습을 본다. 꿈과 유년 시절의 기억은 위 목소리의 기원이라 할 수 있다. 꿈을 통해 느끼는 감정은 슬픔이고, 이는 소리와 색깔의 여백으로 가득 차 있음을 느낀다. 끝으로 화자는 모두가 이 소리에 귀 기울여 주기를, 그리고 소리를 활자로 채워 나간 페이지들에 눈을 열어 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나선의 감각」의 연작시들도 역시 ‘잿빛’, ‘검은색’ 등의 언어를 통해 우울함, 희망이 없는 현실 등을 표현한다. 특히 구절의 반복을 통해 그러한 감정을 고조시키고 점점 깊어져가는 어둠을 나타낸다. 그 이후에는 소리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되며 의미 너머의 어떤 사물의 본질을 발견하자는 화자의 생각을 전달하고 있다.

 

5. 의미를 넘어선 낯선 리듬

 

  모르는 사람의 모르는 얼굴을 떠올려 본 적이 있습니까. 계속 걸어가겠습니다.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이웃에게 끼친 해악은 그림자처럼 우리를 따라다니게 될 겁니다. 어떤 부분집합들은 그 자체로 원소의 개수가 무한합니다. 밤하늘은 왜 밝지 않고 어둡습니까. 꽃병을 대신할 유리병이 필요합니다. 상자 속에는 또 다른 상자가 들어 있습니다. 누구나 웃을 수 있습니다. 누구나 기다릴 수 있습니다. 누구나 기대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돌이킬 수 있습니다. 누구나 묻힐 수 있습니다. 누구나 묻을 수 있습니다. 누구나 먹을 수 있습니다. 누구나 죽을 수 있습니다. 누구나 손톱을 깎아야만 합니다. 말하려고 했던 것을 잊어버렸습니다. 중요한 것은 절대적인 하나의 진리가 아니라 서로 모순되는 수많은 상대적인 진리입니다. 모든 것은 있는 그대로 다 완전하고 아름답습니다. 다시 한 번 두 손을 맞잡을 수 있겠습니까. 다시 한 번 당신 자신을 읽을 수 있겠습니까. 한 낱말 위에 한 낱말이 겹치면서. 한 목소리 위에 한 목소리가 흐르면서. 달아나는 말 위로 스며드는 물. 스며드는 물 위로 내려앉는 말. 얼음과 구름. 죽음과 묵음. 결국 헤매다가 죽게 될 것이다. 모르는 사람 모르게 살아가듯이. 모르는 사람 모르게 죽어가듯이. 커튼은 잿빛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탁자는 흑백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이것을 빛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이 어둠이야말로 내 마음이다. 눈을 감는다. 다시 눈을 감는다. 내 눈 속의 어둠과 함께. 너의 어둠과 함께. 어둠 속에서 어둠 속으로. 어둠 속에서 어둠을 향해

「모르는 사람 모르게」 부분

 

  문학 평론가 조재룡은 “이제니는 개별 낱말이나 고립된 문장에 희망을 품는 것이 아니라, 말의 뭉치들이 서로 관계를 맺는 장으로 시가 들어설 때까지, 덧붙이고 지우기를 쉼 없이 반복하며 기다린다고 하였다. 침묵하고 있던 것들이 발화하면서, 삶의 수많은 결들과 새로운 감정들, 사물의 본질적인 민낯과 날 것 그대로의 목소리가 말의 기이한 물결을 타고 우리 앞에서 한없이 넘실거린다. 이제니의 시를 소리 내어 읽을 때, 우리는 비로소 움직이는 말이 모든 것을 삼킨, 아직 경험하지 못한 저 고독하고 외로운 바다 한가운데를 떠다니게 될 것이다.” 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것을 참고하여 그녀의 작품을 읽으면 단조로운 문장이 또 다른 문장을 불러오고 물결치듯 흘러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렇듯 시인은 그 안에 의미를 찾는 독자들의 걸음을 유보시킴으로 ‘낯선’ 리듬이 되게 하고, 이것은 어떤 관습적인 ‘의미’를 발견해야 한다는 독자의 강박을 덜어주며 이윽고 그 확정되지 않은 진술들이 시인이 나타내고자하는 감정의 결에 도달하도록 안내한다.

 

 

6. 나가며

 

  이제니 시인의 시집을 통해 새로운 시 읽기 방식과 시인이 추구하고자 하는 문체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평소와 같이 소리를 내어 읽는 것보다는 눈으로 읽는 것이 더 이해하기 쉽고, 집중하기에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깨고, 나의 고정관념일 뿐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직접 소리를 내어 읽어보니 그 감정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고, 머리 속에 한 편의 드라마, 이미지를 그릴 수 있었다. 또한 단순한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반복과 언어들을 통한 독특한 표현 방식이 인상 깊었다. 기본적인 시의 형식을 갖춘 것도 아니고 시가 가진 의도나 의미 또한 불분명하지만 이것은 멈추지 않고 내면으로 확장되어 새로운 세계를 만들고 있음이 분명했다. 마지막으로 시집을 읽으며 가장 기억에 남는 시 한편을 인용하며 글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너의 이마 위로 흐르는 빛이 나의 이마 위로 흐르고 흘러 해는 지고 새는 가고 바람은 불고 구름은 떠돌아 언덕 위로 기우는 빛이 다시 너의 이마 위로 흐르고 흘러
언덕을 지우고 구름을 지우고 얼굴을 지우고 물결을 지우고 눈물을 지우고 해를 지우고 새를 지우고 바람을 지우고 기억을 지우고 다시 나의 이마 위로 흐르고 흘러
왔떤 길을 돌아가듯 빛은 사방으로 흩어지고 나의 이마 위로 흐르는 빛이 다시 너의 이마 위를 희미하게 물들이고
빛으로 바람으로 구름으로 나무로 번져가는
언덕 위의 두사람

-「너의 이마 위로 흐르는 빛이」 전문

 

  시인은 ‘사라짐’에 대해 지워진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언덕’, ‘구름’, ‘얼굴’, ‘물결’, ‘눈물’, ‘해’, ‘새’, ‘바람’, 그리고 ‘기억’이 지워진다. 나아가 ‘언덕 위의 두 사람’까지도 지워질 것이다. 사라진다는 것과 이별은 누구에게나 슬픈 일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를 차분하고, 담담하게 심지어 아름답게 표현하였다. 더불어 앞서 이야기 한 이제니 시인의 특징이 이 속에 다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정말 아무 것도 모르고 이 시집을 처음 읽었을 때는 어렵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아직까지도 이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 부분들이 많지만, 이제는 어떻게 그녀의 시들을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그녀의 또 다른 시집을 통해 더 다양한 문체들을 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뜻 없는 단어들을 하나 하나 모아 새로운 세계를 만든 그녀의 작품들을 보고 깨달은 점이 하나 있다면, 나에게 주어진 날들이 비록 의미 없는 단어와 같은 하루일지라도 그냥 무심코 흘러버리지 말아야 하겠구나를 새삼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부디 켜켜이 쌓아 나만의 리듬과 호흡을 가지고 새로운 세계에 이를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