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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안부

by noobim 2020. 8. 20.

K 선배

여긴 눈이 많이도 내립니다

하느님도 오한이 걸리셨는지

밤새 흰 눈으로 으슬대고 있네요

 

체휼.

 

그 단어를 많이도 말했던 선배

아파본 사람이 아픈 사람들 맘을 안다 했던

하느님 아픈 마음도 알았던

 

움트려 했던 봄에 돌아선

꼭 오늘같은 이

 

나이 서른에 무엇을 알아 

돌아섰을까요

 

그 나이에 무엇을 앓아

떠났던 걸까요

 

나는 이제 마흔이 가까이 되었는데도

마음 속은 아직 어리기만 합니다.

 

살다보니

가끔 하느님도 미워지는데

 

선배는 이 길 끝에 돌아와

돋아난 새파란 폐를 보여주며

나의 투정을 들어줄 것 같은데

 

다음에 보자는 약속은

언제 이뤄지는 걸까요

 

여긴 눈이 많이도 내립니다

거긴 어떤가요

 

안부 없을 안부를

가만히 물어봅니다...

 

 

 

2020년 02월 17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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