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 없는 단어들이 만드는 또 다른 세계1 이제니,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 뜻 없는 단어들이 만드는 또 다른 세계 - 이제니,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시평 나에게 있어서 시를 읽는다는 것은 의미를 사냥한다는 이야기와 같다. 하지만 이제니의 시집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는 그렇지 않았다. 그녀의 시집에서는 의미를 찾아 나서는 고지식한 독자의 사냥을 가로막고 서서 큰 낭패를 맛보게 한다. 처음에 이 시집을 그렇게 읽었다가 큰 수렁을 만났다. ‘이게 왜 어째서 시일까?’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단어와 단어 사이 그리고 낱말과 낱말 사이 뜻 없는 것들이 의미보다 퍼져나가는 어떠한 ‘세계’을 만들고 있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 세계는 정형화된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시인만이 단어들로 인해 힘이 생기고 표면장력처럼 무한대의 내면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2021. 8.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