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사랑하면 먹어버리는 일에 대하여1 사랑하면 먹어버리는 일에 대하여 오래전부터 편지의 효엄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글은 말보다 더 힘이 좋다. 이는 강하거나 세다고 말하고자 함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에 유용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얼마 전 어떤 친구로부터 답장을 받았는데 그중 흥미로운 주제가 있었다. 어떤 소설에서 본 내용이라면서, 주인공이 사랑했던 사람이 죽고 그 상대를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 머리카락부터 몸을 천천히 먹어나간다는 장면을 보았다는 것이다. - 소설 '향수'도 그러한 쪽이다. - 조금은 섬뜩하지 않은가? 라고도 생각했지만 정작 그 글을 읽을 때는 그것이 이해가 갔었다는 말과 함께 내가 건넨 편지도 그렇게 잘 먹어나가며 기억하겠다고 답장을 주었다. 나는 편지를 쓸 때, 그 사람의 답장을 기다리지는 않는다. 나는 내가 전하고 싶은 말을 하.. 2024. 10.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