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선배
여긴 눈이 많이도 내립니다
하느님도 오한이 걸리셨는지
밤새 흰 눈으로 으슬대고 있네요
체휼.
그 단어를 많이도 말했던 선배
아파본 사람이 아픈 사람들 맘을 안다 했던
하느님 아픈 마음도 알았던
움트려 했던 봄에 돌아선
꼭 오늘같은 이
나이 서른에 무엇을 알아
돌아섰을까요
그 나이에 무엇을 앓아
떠났던 걸까요
나는 이제 마흔이 가까이 되었는데도
마음 속은 아직 어리기만 합니다.
살다보니
가끔 하느님도 미워지는데
선배는 이 길 끝에 돌아와
돋아난 새파란 폐를 보여주며
나의 투정을 들어줄 것 같은데
다음에 보자는 약속은
언제 이뤄지는 걸까요
여긴 눈이 많이도 내립니다
거긴 어떤가요
안부 없을 안부를
가만히 물어봅니다...
2020년 02월 17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