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16 소리 스스로를 가두는 검은 시간의 방 옥합 안에는 수 많은 바늘들이 버려져 있고 별 다를 것 없는 창 밖 풍경에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이 가득 가득 태어난다 탄생의 범주는 어떠한 의도도 가지지 않는 것 문을 열고 나가면 나는 어떤 소리로 남을까? 나는 나와 어울리지 않아* 웅크린 아프락사스에게로 간다 - *박판식 교수님의 시집 '나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에서 인용함. 2020. 8. 20. 量(헤아릴 량) 量(헤아릴 량) 이 세상의 헤아림은 모두 슬퍼요 헤아린다는 것 내가 당신이 된다는 것 당신의 슬픔이 오롯이 내 것이 된다 는 것 그 깊은 바다에 빠져 당신의 짠물을 마시는 것 그것은 불현듯 아파요 목련이 질 때를 생각해봐요 지는 목련 같은 당신의 눈물을 헤아려봐요 뚝뚝 떨어지는 걸 보고는 아무런 생각 없이 살다가 봄이 지나고 세월이 지나 그 목련 꽃이 사라지고 나서야 바람 드나드는 곳을 보고는 홀로 울컥거려지는 그것이 헤아림이지요 여우도 그 꽃을 보고 목이 긴 장 닭 곁에 서성거리다가 다시 산으로 터벅터벅 돌아갔답니다 나도 당신을 헤아려 봅니다 함부로 살 수 없는 오늘 불현듯 슬프고 아프니 머리 우에는 바람이 붑니다 2019. 10. 15. 꽃이 되다 2019. 10. 14. 너의 이름 너의 이름 너는 멀리 있고 닿을 수 없는 곳에 있어 입술을 눌러 다만 말하지 못하고 내 마음에 담았네 담아지지 않는 너 별과 같이 아득한 곳에 있다 생각하니 내 얼골에는 강물이 흐르네 차오르는 마음 넘실대는 마음 이것이 나의 슬픈 강 아득한 것이었으나 내 마음에 여전히 빛나는 이것이 나의 슬픈 별 담아지지 않아도 결국 품어야만 하는 이것이 나의 슬픔 별 강 그리고 너의 이름 2019.06.19. 2019. 10. 12.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