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숲 사이 연보랏빛 사슴이 차갑게 숨을 헐떡이고
새들의 날개가 회색의 재로 날리는 저녁
빛을 빛이라 부르지 않고 밤이라 부르는 그런 날들 속에서
흰 파편이 내리고
우리는 눈을 감지 못해 심장을 잃어버렸지
어디선가 영원의 조각을 숨기고 있는 카이*야
나는 무엇으로 너를 찾을 수 있을까
파편들을 모아도 뭉쳐지지 않는 말들을 생각하면
선홍빛 핏자국이 투명한 이마 사이에 돋아나고
끝이 없는 저녁, 선잠 같은 오로라가
아득히 너를 스치며 지나간다.
* 안데르센, 눈의 여왕 속 인물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