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궁둥이 같은 빵을 바라보며
읍내 빵집으로 시집가고 싶었던 엄마는
과묵한 전기공 사내와 쪼글거리며
사십년 째 숙성되어 가고 있기에
부탁이 있단다
그러니까 딸아!
다음 쿠킹 클래스에는
흰 뼛가루 같은 이스트를
저 동산 위에 뿌려주겠니?
딸은 아빠를 닮았으므로
대답하지 않는다
젊은 시절 엄마는
아가를 잃어버리지 않게
포대기로 꽁꽁 묶어 다녔다던데
이번 클래스에서는
그 동안의 마음처럼
소리도 없이 까맣게 빵을 태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