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인찬_구관조 씻기기
무엇을 첨가하지 않고
음식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면
맛집 프로그램은 없어도 되지.
음식을 표현하는 미사여구는 사족이 되니까.
황인찬 시인은
시어의 의미를 찾고 첨가하는
기존의 방식들과는 달리
단지 거리를 두고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여백을 주고 있다
구식의 관조를 씻어내고 있는 것이다
시어들을 새롭게 하는
물에 대한 시인의 태도를 보면
갓 스물의 청년의 것이 아닌
나이가 지긋한 노인 양반의 원숙미가 흐르고 있다
말하자면 이 시집은
수염이 긴 동안의 노자가
슴슴한 냉면을 차려온 기분이랄까.
슴슴한 건 질리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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